어제부터 시작된 두통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어제 아침부터 두통이 시작되더니, 오늘 오전까지도 낫지를 않는다.
두통약을 먹었지만, 약을 먹어도 낫지를 않으니...
하긴 마음의 불편함에서 오는 두통인 것 같으니, 약이 듣지 않는 거겠지...
이 나라에 2년간 살면서 참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번 일도 그런 경우이다.
올해부터 비자법이 강화가 되어서 베트남에 와 있는 모든 외국인들은,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노동허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단다.
(2012년 7월 5일 기한의 비자를 나는 이미 받아놓은 상태인데.. 발급받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라고...)
그리고 이곳에서 돈 한푼 받지 않고, 강의를 지원해 주러 온 나 같은 교원도 예외는 아니란다.
그래서 어제 이곳 대학 국제교류처 직원을 따라서 다른 외국인 선생 3명(중국,스페인,예멘 선생)과 같이,
베트남 사법부에 가서 사법이력서(6개월 이상 베트남에 근무한 외국인이 범죄사실이 없다는 증명서) 를 신청했다.
나는 노동허가 신청서에 대해 한국어학과에서 자세히 안내를 받질 못해서(뭐 늘상 있는 일이지만...)
4학년 학생을 불러서 국제교류처 직원에게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고 통역을 시켰다.
"나는 이 나라에 노동을 하러 온 것이 아니며, 이 나라에서 돈 한푼 받지 않는다.
나나 코이카 봉사단원(한국에서 파견한 봉사단원들) 같은 사람들은 노동자가 아니므로,
우리는 노동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고 통역을 시켰더니
직원 왈, "외국인은 누구나 다 해야 한다"고 말을 한다.
이 무슨 거지같은 경우가 다 있담.. 내게 월급을 주는 기관은 한국의 교육부 소속 연구원인데...
기분은 나쁘지만 어쨋든 그걸 안하면 강제 추방을 당할 수 있다고 하니,
사법부에 따라가 사법이력서를 만들었다. 장장 3시간이나 걸려서...
게다가 내가 통역으로 데려간 우리 학생에게 국제교류처 직원은 자기가 실수로 챙기지 못한 서류까지
공증을 받아오라는 심부름까지 시켰다.
국립대학의 국제교류처 직원이란 사람이 저렇게 전문성이 없어서야...(뭐 이것도 늘 있는 일이지만..)
이 나라에 와서 너무 실망스런 일을 많이 겪어서 이제 많이 무디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이런 일들이 있으면 두통이 시작된다. ㅠ.ㅠ.
이 나라에 얼마나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서 돈을 벌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돈을 써주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노동자와 비노동자를 구분을 해서 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스스로 목을 죄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졸지에 내가 노동자로 분류가 되어서 노동허가 신청서까지 제출을 해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노동허가 신청서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어로 된 건강진단서(알아보니 건강진단서 끊는데 118$이나 한다고 함),
학위증(영문으로 된 것은 베트남어로 번역하여 공증까지 받아야 함), 안경 빼고 찍은 사진 3장 등등
내가 갖춰야할 서류만 5가지가 된다.
코이카 봉사단원을 관리하는 하노이 코이카 지소에서는,
봉사단원들이 노동허가 신청 면제자가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중 이란다.
그러나 나같이 베트남에 단독 파견된 사람은 내 스스로 이런 일을 해결해야 한다.
나를 파견한 기관에서는 이런 사실에 대한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나를 파견한 연구원에다 이런 내용을 설명을 하긴 했지만... 기대할 수 없다.
이곳에서 강제추방 당하지 않으려면 저런 서류들을 갖춰서 내는 수 밖에 없지만...
웬지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고...
그래서 내 두통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이 나라에 대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