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수민족의 마을-사파(Sa pa) 풍경(2)
사파에서 맞는 아침, 그런데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무척 심란했다.
이런 날씨에 트레킹을 할 수 있을까...
사파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줄 듯 말 듯, 우리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오전 8시 쯤 그쳤다.
그래서 우리는 비오는 사파의 풍경, 비 그친 뒤의 풍경,
그리고 잠깐 해가 난 사파의 풍경을 고루 감상할 수 있었다.
호텔에서 바라본 풍경
호텔 입구에서 만난 버팔로
등바구니를 지고 여행객을 따라가는 소수민족 여성들
우리 가이드 흐멍족 여성 마이(Mai) 와 다른 가이드 친구.
오른쪽 여성은 긴 머리를 한 것으로 보아 미혼이다.
소수민족 여인들은 결혼을 하면 머리를 얹고 두건을 쓴다고 한다.
우리를 따라오고 있는 소수민족 며느리와 할머니.
며느리는 9개월된 아기를 업고 있었고, 할머니는 등에 물건을 담은 바구니를 지고 있었다.
트레킹을 시작하는데 길에서 할머니가 내게 "Where are you from?" 하고 묻더니,
장장 2시간 30분이나 되는 험한 트레킹 길을 따라 오셨다.
며느리와 함께 한 팀인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이가 56세라고 했으며 이름은 쿠, 그리고 아기는 9개월 되는 남자아기라고 했다.
할머니도 간단한 영어를 할 줄 알았는데,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많이 사용하는 영어를 흉내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친구 뒤를 따라가고 있는 소수민족 여성들
가는 도중에 만난 멋진 대나무 숲
우리가 가는 마을은 라오차이로 흐멍족과 자이족 마을이라고 했다.
안개속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다랭이논
해발 1,000m가 넘는 산속에 이런 논을 만들 수 있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구불구불 험한 산길을 걸어서 다니는 소수민족들
잠깐씩 해가 비춰서 멋진 다랭이논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트레킹 도중에 잠깐 쉬는 모습
트레킹에 필수적인 물건이 바로 장화와 대나무 지팡이이다.
장화는 호텔에서 1개에 25,000동에 빌렸고, 대나무 지팡이는 아이들이 팔고 있는 것을 1만동(550원 정도)에 샀다.
만약 대나무 지팡이가 없었다면 우리도 미끄러져서 옷이 온통 진흙 투성이가 되었을 것이다.
산속에 만든 다랭이논과 논에서 놀고 있는 오리들
사파에서는 돼지도 그냥 방목을 하고 있었다.
구불구불 산길을 트레킹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지팡이 잡은 손에 힘을 주니, 팔이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그러나 육체적 고통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을 만큼 사파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2시간 30분 가량 트레킹을 한 후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를 따라온 할머니와 며느리가 물건을 내놓고 사라고 한다.
딱히 사고 싶은 물건은 없었지만 2시간 30분이나 아기를 업고 험한 길을 따라온 며느리와 할머니가
안쓰러워서(아니, 그동안 정이 들어서 ㅎㅎ) 조그만 주머니 1개와 쿠션 커버 1개를 샀다.
점심을 먹은 식당
다른 외국인들을 따라 온 소수민족 여성들이 물건을 꺼내놓고 사라고 권하고 있다.
점심식사 후 또 다시 1시간 30분 가량 트레킹을 하였다.
중간 중간에 만난 소수민족 여성들. 모두 수를 놓고 있었다.
소수민족 가옥들
사파 초등학교 교실에서 술래잡기를 하고 있는 소수민족 어린이.
날씨가 무척 쌀쌀했는데 맨발을 하고 있었다.
외국인들에게 물건을 팔고 있는 소수민족 여성들
해가 잠깐 비췄을때의 사파 풍경
사파의 채소밭
겨울이지만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아서 그런지 채소밭이 많이 보였다.
장장 4시간 30분에 걸쳐 라오차이 마을 트레킹을 하였다.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팠지만, 육체적 고통을 잊게할 만큼 사파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트레킹을 끝내며 이틀동안 가이드해준 흐멍족 여성 마이에게 수고비로 10만동(5,500원 정도)을 주니
얏호! 하면서 무척 좋아한다.
마이(Mai)는 영어를 정식으로 배우지 못해 쓸 줄도 모르지만 발음은 아주 유창했고,
자주 쓰는 영어 어휘를 외워서 대화가 가능했다.
외국인들에게 가이드를 해주면서 생계를 유지해가는 그녀가 참 대단해 보였다.
사파에서 만난 사람들은 무척 친절했고, 또 아직까지는 순수한 면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들의 삶이 천박한 자본주의에 파괴되지 않기를 바라며,
또 이들의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지기를 희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