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이런 애기 저런 얘기

다시 생각하게 되는 한국인..

쏘아이 2013. 6. 28. 10:12

 

한국 K대에 1년 교환학생으로 와 있던 베트남 학생들이 이번주 일요일에 하노이로 돌아간다고 해서 만났다.

8월에 돌아가는 줄 알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가느냐고 물으니

"부모님이 돈 많이 드니까 빨리 돌아 오라고 하세요" 하고 대답을 한다.

 

교환학생의 경우 1년 동안의 학비는 무료이지만,

기숙사비며 생활비는 모두 자비부담이라 오래 머물수록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는 하다.

 

1년 동안 생활비를 얼마나 썼느냐고 물으니, 1인당 1만불 가량 들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1만불은 그리 큰 돈이 아니지만, 베트남에서 1만불은 무척 큰 돈이다.

학생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돈 벌어서 갚아야 해요" 하고 말을 한다.

 

한국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고, 가장 나빴던 점은 무엇인가 하고 물으니,

가장 좋았던 것은 대중교통이 발달했다는 것이라고 대답을 했다. 지하철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가장 나빴던 것은 자신들은 한국인들이 정이 많다고 배우고, 또 알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더라는 것이다.

하긴 나도 베트남 대학에서 한국문화를 가르치면서 한국인들이 정이 많다고 가르쳤으니까...

학생들 말이 특히 대학생들이 친절하지 않고, 정이 너무 없다고 말을 한다.

그래서 한국 대학생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고, 특히 여학생들 사귀기가 어렵다고 했다.

 

한국 대학의 기숙사비가 비싸서 몇달 간 학교 근처의 원룸으로 옮겨서 월세를 내며 생활을 했었는데,

집 주인 아저씨가 진짜 나쁜사람이라며 열을 내며 얘기를 한다.

방에 곰팡이 난 것이 학생들 책임이라며 돈 5만원을 내라고 해서 냈고,

또 잠깐 여행을 간 사이에 집주인이 방 비밀번호를 바꿔 놓고 비밀번호 알고 싶으면 돈 5천원을 내라고 해서

더럽고 치사해서 돈 1만원을 던져 줬더니 방을 열어 줬다고 한다.

또 방청소는 학생들이 스스로 하는데, 방 청소 비용을 내라고 억지를 썼다고도 했다.

 

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나쁜 사람이 있는지... 정말 너무 화가 났다.

자식같은 어린 학생들에게 돈 몇 만원 받아서 부자가 되려고 그러는지..

내가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하고...  에휴.. 정말 추악한 한국인이다.

 

열심히 공부를 해서 다음에는 꼭 한국정부 장학금을 받아서 대학원에 유학을 오라고 당부를 하면서 헤어졌다.

베트남 학생들은 정이 많고 눈물이 많은 것 같다.

학생들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내게 편지를 썼다고 집에가서 읽어보라며 건네준다.

 

학생들이 쓴 편지

 

 

 

 

베트남 학생들은 한국의 대학생들과는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다.

아직 순수한 면이 많이 남아있고,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도 깍듯하다.

예전에는 한국  학생들도 그랬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너무 많이 변했고, 사람들은 더 많이 변한 것 같다.

무엇이 한국인들을 이렇게 많이 변하게 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