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유교문화 유적 -문묘,국자감- 둘러 보기
전통시대 베트남은 유교 국가였으므로 유교와 관련된 유적지를 찾아볼 수 있어요.
그 중 하나가 하노이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문묘(文廟, Van Mieu)-국자감(國子監, Quoc Tu Giam)을 들 수 있지요.
문묘는 공자를 모시는 사당을 말하며, 국자감은 베트남 최초의 국립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전통시대 베트남은 유교를 국시로 삼았으며 중국, 한국 처럼 한자를 사용했지요.
문묘는 1,070년 Ly Nhan Tong(李仁宗)이 창설했으며, 국자감은 1,076년 Ly Thanh Tong(李聖宗) 에 의해 창설 되었어요.
모두 Ly 왕조시대의 유적이지요.
문묘-국자감은 탕롱성(乘龍城)의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문묘 앞에는 문호(文湖) 라는 호수가 있어요.
1880년대 하노이를 그린 고지도를 한번 보실까요?
1880년대의 하노이 모습
탕롱성의 모습과 왼쪽에 문묘, 오른편에 서호, 쭉박호가 표시되어 있어요.
문묘의 문과 입장권
문묘 정문을 중심으로 좌우로 하마비(下馬碑-말에서 내리라는 표시.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타고 가던 말에서 내려 경의를 표하라는 뜻을 가진 비석) 가 서있어요.
문묘 문 앞의 구조도 하마비(下馬라는 글씨에 낙서를 해 놓은 모습)
문묘-국자감은 크게 5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제1 정원 - 입구의 정원(入道庭院)
제2 정원 - 대중 정원(大中庭院)
제3 정원 - 비석들의 정원(石碑園區)
제4 정원 - 현자들의 정원(各位賢人之庭院)
제 5 정원 - 국자감(國子監)
문묘-국자감의 구조도 문묘-국자감 축소 모형
문묘 문을 들어서면 제1 정원에
좌우로 전경정학, 충서효제, 흥학임현, 존사중도 등과 같은 유교의 덕목들을 꽃으로 예쁘게 만들어 놨어요.
그런데 현재 베트남에서는 한자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저기 적혀있는 뜻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제 2 정원으로 들어가는 문(대중문)을 들어 서면
역시 정원에 좌우로
인(仁), 의(義), 덕(德),재(才),신(信),지(智)
즉 어짐, 의리, 덕망, 재주, 신의, 지혜 등과 같은 유교의 덕목들을 한자로 써 놓았지요.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그냥 스쳐 지나가고,
중국 관광객들은 신이 나서
저 글자들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더라구요.
규문각을 통해 제 3 정원으로 들어가면
천광정(天光井)을 중심으로 좌우로 비석들이 죽~ 늘어서 있지요.
천광정(天光井)
진사제명비 (과거 합격자들의 명단을 적은 비석)
이곳에는 1484년 부터 1780년 까지의
총 82개의 비석이 보관되어 있어요.
경종 24년 계미과 진사제명비 경종 36년 을미과 진사제명비
위 사진을 보면 거북이 머리가 새카맣지요?
베트남에서는 입시철이 되면 시험을 앞 둔 학생들이 문묘에 찾아가 이 거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공부 잘하게 해 달라, 시험에 합격하게 해 달라고 빈다고 해요.
사람들의 손때가 묻어서 거북이 머리가 반질반질 해 진 것이지요.
제가 우리 학생들에게도 대학교 시험볼 때 문묘 거북이 머리를 만졌냐고 물어보니
서너 명의 학생들이 거북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빌었다고 손을 들더라구요.
비석들의 정원 좌우에도 꽃으로 예쁘게 장식을 해 놓았어요.
생화인가 싶어서 가까이 가서 봤더니 조화 였어요.
제 4 정원으로 들어 가는 대성문을 통해 현자들의 정원으로 들어가면
넓은 앞마당이 펼쳐지고, 뒤로 공자를 모시는 사당의 모습이 보이지요.
정(鼎) 대성전 지붕을 장식한 용의 모습
만세사표, 공자님께 예를 올리고 뒤쪽으로 들어가면 공자의 상이 있어요.
공자 상 오른쪽으로는 제자 안자(顔子)와 자사(子思), 그리고 왼쪽으로는 증자(曾子)와 맹자(孟子)의 상이 있지요.
제 5 정원으로 들어가는 문을 거치면
국자감 입구 문 좌우의 석상들
사람들의 손때가 묻어서 얼굴이 무척 꼬질 꼬질. ㅎㅎ
멋진 국자감 건물이 나타나지요.
이곳은 학생들이 공부를 배우는 강당, 도서관, 제기 등을 보관하는 곳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안에서는 베트남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어요.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현명한 인재는 국가의 원기이다' 라고 쓴 현판이 보이고
베트남의 대 유학자인 쭈반안(Chu Van An, 주문안(周文安) 1292년-1370년)의 상이 있지요.
나무 계단을 통해 이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면
베트남의 유교를 발전시키는데 공헌을 한 세 명의 왕이 모셔져 있어요.
Ly Nhan Tong(李仁宗, 1023-1072) : 1070년에 문묘를 창설한 왕
Ly Thanh Tong(李聖宗, 1066-1127) : 1076년에 국자감을 창설한 왕
Le Thanh Tong(黎聖宗, 1442-1497) : 1484년에 박사 비석을 세운 왕
2층 전각에서 내려다 본 정원의 모습
아오자이를 입은 학생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네요. 국가감 지붕에 돈을 던지며 공부 잘하게 해달라고 빌기도 하고..
국자감 좌우로는 아주 큰 종(Chung)과 북(Trong)이 있어요.
종의 높이는 2.1m, 지름은 0,99m이며
북은 높이 2,65m, 지름 2,01m, 그리고 무게가 700k 으로
모두 2000년에 만들어졌다고 해요.
국자감 처마 모습
국자감을 돌아서 나오다 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를 만나게 되지요.
밤에 보면 좀 괴기스러운 느낌이 들 것 같은 생각이...
이 나무는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반얀 나무라고 해요.
나무가 얼마나 큰 지, 담장 뒤쪽까지 걸쳐서 자라고 있지요.
그리고 나무의 줄기가 땅에 뿌리를 내려서 또 다른 나무처럼 모습이 보이기도 해요.
계속 줄기가 땅에 내려서 뿌리를 뻗게 되면 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룰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인도 어느 지역에는 이 나무 한그루가 숲을 이룬 곳이 있다고 해요.
문묘-국자감의 역사를 알고 있을 법한 반얀 나무 나무 줄기가八자로 뿌리를 내린 모습
문묘-국자감 정원에는 과일나무와 갖가지 나무들도 있었어요.
자몽 나무 왠지 포스가 느껴지는 멋진 나무 동물 모양의 귀여운 조형물
문묘-국자감을 나오면 바로 정면에 문묘 호수(文湖)가 있지요.
호수 한 가운데 조그만 섬같은 게 있는데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더라구요.
수질이 깨끗해 보이지는 않아도 물고기는 아주 많았어요.
문묘 호수 앞뜰의 정원 문묘 앞 호수. 저 줄을 잡고 조그만 배를 움직여 이동을 해요.
문묘 호수의 오리
물은 깨끗하지는 않아도 물고기가 엄청 많고, 민물 게도 살고 있네요.
전통시대 베트남의 유교문화에 대해 알고 싶으시면
문묘-국자감을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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