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레몬(라임)차 만들기
얼마 전에 한국 선생님하고 같이 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느억 쨩 뚜이(nuoc chanh tuoi, 신선한 레몬 쥬스) 를 시켜 먹어봤다.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아주 맛이 좋았다.
카페에 가면 내가 늘 주문해서 먹는 것은, 망고 쥬스나 오렌지 쥬스 였는데
같이 간 한국 선생님이 레몬 쥬스를 시키길래 나도 따라서 마셔 보았다.
새콤달콤 하면서 레몬향이 입안에 가득한 게 아주 맛이 좋았다.
로컬 시장에 가면 벳남 사람들이 레몬을 한 봉지씩 사가지고 가는 것을 보면서
늘 '저 신 레몬을 왜 저렇게 많이 사가나..' 하고 궁금해 했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여름에는 레몬을 짜서 물에 섞어 마시거나, 레몬 쥬스를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나는 2년 동안이나 하노이에 살면서 여태 왜 그걸 몰랐을까...
며칠 뒤 새벽시장에 가 보니, 레몬을 많이 팔고 있었다.
1kg에 12,000동(630원 정도) 이라고 하니, 가격도 아주 쌌다.
나도 처음으로 레몬을 사 보기로 하고, 레몬을 고르기 시작했다.
사람의 감이란 것이 참 무섭다.
2년간 하노이에 살면서 야채나 과일을 늘 kg단위로 사 왔기 때문에
이제 과일을 대충 집어 넣으면 1kg이 딱 맞는다.
어떤 때는 너무 정확해 과일 장수 아주머니가 놀라시기도 한다. ㅎㅎ
베트남 시장에서 파는 레몬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노란색의 큰 레몬이 아니라
푸른색이며 아주 작다.
정확히 말하면 이건 레몬이 아니라 라임이라고 하는데
베트남에서는 그냥 레몬이라고 부른다. 레몬이나 라임이나 같은 과 인 것은 확실..
레몬 15개 1kg
하노이에도 가을이 와서 요새 날씨가 쌀쌀해져, 찬물에 레몬즙을 넣어서 마시기 보다는
레몬차가 나을 것 같아서 레몬차를 만들기로 했다.
깨끗이 여러 번 씻었으나 과일을 씻는 세제가 없이 씻었으므로
좀 찜찜해서 레몬 껍질을 얇게 깎았다.
레몬 껍질을 깎는 내내 향긋한 레몬 향기가 방안에 진동을 한다.
아~ 정말 향기 좋다아~~
껍질 깐 레몬을 도마에 놓고 얇게 썬 다음
씨는 모두 다 제거한 후
병이 있으면 좋겠으나, 병이 없는 관계로
프라스틱 통에 레몬을 넣고, 설탕을 뿌리고, 다시 레몬을 넣고, 또 다시 설탕을 뿌리고...
드디어 완성!!
실온에 하루 정도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고,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좋을 것 같다.
15개 중 11개를 레몬차를 만들고, 나머지 4개는 레몬즙을 내기로 했다.
레몬즙을 어떻게 짜나 고민을 했는데,
학생 기숙사 매점에서 레몬즙 짜는 그릇을 50,000만동(2,600원 정도)에 팔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학생 매점에서도 파는 걸 보니, 벳남 대학생들이 레몬을 무척 많이 먹고 있는 게 틀림 없구나. ㅎㅎ
레몬짜는 그릇
레몬 4개를 반으로 잘라서, 그릇에 넣고 돌려가면서 즙을 냈다.
생각보다 즙이 잘 나오네...
두~ 둥~
드디어 레몬즙 짜기 완료.
4개를 짰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냉장고에 넣어 두고 생수에 타서 마셔야지...
레몬이 비타민 C가 많아서 감기 예방에 좋다고 하니,
이거 열심히 마시고 올 겨울에는 감기에 걸리지 말아야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