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살 적에../베트남 먹거리

콩알만한 베트남의 밤

쏘아이 2011. 10. 25. 01:59

 

지난 주말에 하노이의 북쪽에 있는 랑선(Lang son) 이란 곳을 다녀 왔어요.

하노이의 북쪽이라 하노이보다 날씨가 선선하고 겨울에는 추운 지역이라고 해서

혹시 단풍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단풍을 볼 수는 없었지요.

수종(樹) 자체가 한국과는 달라서 단풍이 들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

 

중국과의 국경 지대 랑선 지방

 

 

 

랑선의 중국 국경과 근접한 시장에서 본 베트남의 밤(Hạt dẻ)

 

세상에나... 밤이 정말 콩알만하네요.

저는 이렇게 작은 밤은 생전 처음 봤지요.

저는 저게 상수리(도토리)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눈을 크게 뜨고 보았지요.  

 

아무리봐도 뭔지 모르겠어서 같이 간 학생에게 물으니 베트남 밤이라고 하네요.

학생왈, " 아주 맛있어요" 하네요.

그런데 저거 하도 작아서 먹을 거나 있을까나...  ㅎㅎ 

 

콩알만한 베트남 밤

밤의 조상 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트남 밤은 정말 먹을 게 없을 것 같아서 저는 중국산 밤을 사가지고 왔어요.

베트남 사람들은 밤을 삶아 먹는 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제가 중국산 밤을 사니까 같이 간 학생이 "선생님, 그거 어떻게 드실려고 그러세요? " 하고 묻는다.

그러면서 "집에서는 먹을 수 없잖아요" 하고 말을 한다.

그래서 제가 "삶아 먹으면 되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안먹니?" 하고 물으니 모른다고 하네요.

베트남 사람들은 보통 밤을 구워서 먹는 것 같아요.

 

거리에서 군밤을 파는 장수를 가끔 만날 수 있는데, 솥에다가 밤과 굵은 모래를 넣고 밤을 구워서 팔아요.

 

아래 밤 사이에 까만색의 굵은 모래가 보이시지요? 

 이런 방식으로 군밤을 만들어요.

 

 

 

 랑선 시장에서 중국산 군밤을 사서 까 먹으면서 돌아다녔지요.

중국산 밤이 옛날 한국의 토종 밤처럼 맛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중국산 밤을 1kg 사가지고 왔어요.

 

중국산 밤도 크기는 아주 작았어요.

중국산 밤은 100원짜리 동전과 비슷한 크기이고, 옆에 있는 감은 랑선 시장에서 많이 파는 베트남 땡감인데

아휴... 감이 아기 주먹보다도 작은 것 같았어요.

 

여기서는 모든 게 스몰 사이즈 구나... ㅋㅋㅋ

 

                                                                   중국산 밤                                                               베트남 땡감과 중국산 밤

 

 

 

 

사가지고 온 중국산 밤을 모두 삶아서, 아는 한국선생님과 함께 나눠서 먹었지요.

 

 

 

밤이 크기는 아주 작았지만 맛은 좋았어요.

베트남의 과일이나 밤 같은 것은 아직 개량이 안된 것이 많아 스몰 사이즈가 많아요.

 

그래 맞아... 옛날 한국의 과일이나 밤도 크지는 않았었지....

그래... 그때는 모든 게 열악했지만, 모두 다 나쁜 것만은 아니었어...

 

랑선의 땡감과 콩알만한 베트남 밤을 보면서 잠시 옛날 생각에 젖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