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살 적에../하노이 일상

한국에서 보내준 2012년 새해 달력을 받고...

쏘아이 2011. 12. 29. 18:17

 

오늘 오후에 누가 내 방문을 쿵쿵 아주 크게 두드려 나가보니 우체부이다.

내게 종이를 들이밀며 사인을 하라고 하길래 뭐가 왔나 봤더니, 둥그런 통이었다.

사인을 해 주면서 오늘은 또 얼마를 받아가려나 하고, 지갑을 가지러 가려는데 무료라고 한다.

엥? 웬일로 무료? 물건 받으면 항상 돈을 받아 가더니...

2012년 달력이라서 그런가? 어쨋든 오늘은 세금을 받아 가질 않았다.

 

나를 파견한 한국의 연구원에서 보낸 신년 달력이었다.

지난 8월에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우즈베키스탄에 파견된 한 선생님이

새해가 되어도 달력 1장 안보내준다고 연구원 측에다 쓴소리를 했었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나 보다. 그러니 쓴 소리도 때론 필요한 것 같다. ㅎㅎ

 

 2012년 달력이 들은 통

 

 

장서각에 보관 중인 그림이나 글씨 가운데 명품들을 골라서 달력으로 만든 것이다.

 

장서각 명품을  담은 2012년 달력

 

 

                   1월달은 조선왕조를 개창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다.     4월은 숙종과 인현왕후 민씨(1667-1701)의 가례행사를 기록한 의궤

 

 

 

                            6월은 정조대왕의 글씨                     10월은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유배가게 된 청령포를 그린 화첩 중 일부

 

 

 

내게는 익숙한 그림들이라 너무나 좋다.

고상하면서도 멋이 있고 우아한 느낌도 들고... 역시 달력도 한국 달력이 좋다니까...

달력 하나 받고서 기분이 완전 up~ 되었다. ㅎㅎ

 

한국 달력은 한 주가 일요일부터 시작되는데 비해서, 베트남 달력은 월요일부터 시작된다.

몇 십년 동안 한국달력에 익숙한 나는 베트남 달력을 보면 머리가 찌끈거린다.

그리고 날짜를 헷갈리고, 요일도 헷갈리고...

 

게다가 베트남 달력은 도안도 너무 정신없고, 그림에 가려서 날짜는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곳 대학에서 나눠주는 달력은 그냥 이면지용으로나 사용을 하고 있다.

 

2012년은 임진년, 60년 만에 온다고 하는 흑룡 해라고 하던데...

용띠인 내게도 좋은 일이 좀 많이 생기려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