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즐거운 추석날.
둥근 대보름 달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오늘 하노이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아쉽게도 보름달을 볼 수는 없어요.
베트남에서는 추석이 큰 명절이 아니라서 공휴일이 아니에요.
저도 오늘 오전 7시 50분 부터 강의를 했어요.
학생들에게 추석에 무슨 음식을 먹냐고 물으니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은 없고 월병을 먹거나 선물을 한다고 하네요.
월병은 베트남어로는 Banh Trung Thu(반 중투) 라고 하지요. 영어로는 Moon Cake 이구요.
베트남에서 왜 추석이 큰 명절이 아닐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 곡식 수확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학생들에게 북부 하노이에서는 쌀 수확을 언제쯤 하냐고 물으니 양력 6월경, 그리고 11월 경에 한다고 하네요.
베트남에서는 쌀을 1년에 2-3모작을 하는데, 북부 지방에서는 2모작을 하고, 남부지방에서는 보통 3모작을 하지요.
그런데 음력 8월 15일 경에는 쌀 수확철이 아니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한국인들에게는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하늘과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는 의미를 가진 추석이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옛날에 호치민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셨다고 하네요.
그래서 추석날에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과 선물을 많이 주셨다고 해요.
그 영향 때문인지 베트남에서는 추석을 어린이들을 위한 명절처럼 생각한다고 하네요.
베트남에서는 추석이 다가오는 것을, 월병가게의 등장으로 알 수 있어요.
거리에 월병을 파는 임시천막들이 늘어나고 여기 저기 월병을 많이 파는 걸 보면서
아! 추석이 다가오는 구나... 하고 느끼지요.
임시로 생긴 월병가게
Huu Nghi 와 Kinh Do 가 베트남에서 유명한 기업인 것 같아요.
여기 저기 월병 가게가 많이 생겼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어학과에서 한국 선생님들에게 월병을 선물했었는데
올해는 아무 소식이 없네요.
월병 사진을 올려볼까 했는데 노크북을 뒤져도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네요.
꿩대신 닭이라고.... ㅎㅎ
베트남의 일반적인 월병은 아니지만
대만계 빵집에서 파는 월병을 소개해 드리지요.
하노이에서 맛이 있는 빵집으로 한국인들 사이에 이름이 난
빵집 빠리가또 월병이에요.
지난 번에 식빵을 사러 갔었는데
아주 귀여운 박스에 포장을 한 월병을 팔고 있어서 사 봤어요.
발재(재물), 행복, 건강, 승관(승진) 의 이름을 단 귀여운 월병 4개.
내용물을 꺼내보면
모양은 둥그런게 모두 같지만 재료, 맛이 다 달라요.
어떤 걸 가장 갖고 싶으세요?
건강 이라는 이름의 월병을 한번 잘라 보았어요.
안에 팥 비슷한 게 들어있는데 주 재료는 녹두라고 하네요.
1개에 38,000동(1,900원 정도) 이니 싼 가격은 아니지만,
송편이 없으니 이거라도 먹으면서 섭섭함을 달래야겠지요.
맛은 그냥 별로였어요.
여러분! 추석을 즐겁게 잘 보내고 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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