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는 브어이(자몽) 발음에 아주 아주 신경 써야 해요.
베트남어는 6성조로 이루어진 언어이기 때문에, 성조에 따라 단어 뜻이 달라지거든요.
한국인들이 베트남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워 하는 점이 바로 성조에요.
본인은 정확하게 발음한다고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잘 못 알아 듣거든요.
과일 브어이(자몽) 발음은 아주 신경써야 해요.
특히 여성들은 브어이 발음을 아주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저 처럼 웃음거리가 되지요. ㅠ.ㅠ.
왜 웃음거리가 되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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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자몽은 다 아시죠?
크기가 아주 크고 맛이 있는 과일이지요.
자몽나무
자몽은 껍질이 아주 두껍기 때문에 껍질을 까기 위해서는 젖먹던 힘까지 필요해요.
껍질이 너무 두껍고 까기 힘들기 때문에 자몽을 사면, 파시는 아주머니께서
대부분 자몽 껍질을 벗겨 주세요.
껍질을 1차로 벗긴 모습. 껍질이 아주 두껍죠?
그 다음에는 자몽 주위에 붙어있는 흰색의 속껍질을
또 한참 벗겨줘야 해요. 속껍질도 상당히 두껍거든요.
한참 속껍질을 벗기고 나면
자몽이 드디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하죠.
과일파는 아주머니가 껍질을 벗겨 준 자몽
아래는 2차로 속껍질을 벗긴 상태
이 자몽은 씨가 좀 많았어요.
베트남 사람들은 자몽을 소금에 찍어서 먹어요.
저는 처음에 소금 찍어 먹는 것이 좀 이상해서 그냥 먹었으나,
식당에서 후식으로 나올 때는 소금에 찍어 먹게 되더라구요.
소금 간이 되면 맛이 좀 더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자몽은 베트남어로 브어이 라고 해요.
그런데 이 브어이 발음을 아주 잘해야 하는 이유가 있지요.
2년 전, 학과사무실에서 있었던 일...
그 날 점심 식사를 한 후 학과에 선생님들이 여러 명 모여 계셨는데,
한 선생님이 자몽을 사가지고 오셨어요.
선생님들이 자몽을 열심히 까면서 저를 보면서
"선생님, 브어이 발음 한번 해 보세요" 하길래
별 생각없이, "브어이" 하고 발음을 했더니
갑자기 모든 선생님들이 깔~깔~ 웃는게 아니겠어요?
'응? 이거 분위기가 뭔가 좀 이상한데? 내 발음이 이상했나? ' 하고 생각하면서,
왜 웃냐고 물으니, 대답을 안하는 거에요.
그래서 재차 "왜 웃어요? 말 안해주면 미워할거야" 했더니
한 선생님이 아주 조그만 목소리로,
"선생님이 발음한 브어이는 남성의 거시기를 말하는 거에요" 하는 거 아니겠어요?
"앗! 이런 이런... ㅠ.ㅠ.
"베트남 선생님들.. 나빴어,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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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브어이(자몽) 발음은 정확히 어떤 거에요?" 했더니
베트남 선생님이 "브어이" 하고 발음을 하는데
저는 그 '브어이'가 자몽 '브어이' 하고 잘 구별도 안되는 거에요. ㅠ.ㅠ.
베트남어로 표기한 단어 브어이
브어이 [bưởi, 과일 자몽]
브어이 [buồi, 남자의 생식기]
스펠링은 똑같은데 성조가 다르지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정확하게 발음을 하냐구요?
아... 벳남어 발음은 너무 너무 어려워요.
그 이후로 저는 자몽을 살때 "브어이" 발음을 안하고
아주머니에게 손가락으로 "저거 주세요" 하고 말을 한답니다.
베트남에서 자몽을 살 때 특히 여성분들은
벳남어 발음에 아주 아주 신경을 쓰셔야 해요.
아니면 저처럼 말을 하시지 마시던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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