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서 오토바이로 5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꼬 로아 옛 성(Co Loa Citadel) 에 구경 갔다가,
한국어학과 여학생의 고향집이 근처에 있다고 해서 잠깐 들렀다.
잠깐 들러서 학생의 아버님께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밋(Mit, Jack fruit) 을 먹어 보라고 선물로 주셨다.
학생의 집에도 아주 큰 밋(Mit, Jack fruit) 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아직 덜 익어서 딸 수 없어서 시장에서 사오셨다고 한다.
집에 온 손님을 그냥 보내지 않는 정서는 한국과 아주 비슷한 것 같았다.
밋(Mit, Jack fruit) 나무
(씨까지 볶아먹는 과일 밋(Mit)에 대해 궁금하시면 ☞ http://blog.daum.net/mshis/93 )
학생의 아버지께서 사주신 밋(Mit)
들고 오는데 아주 무거워 재 보니, 3kg 이 넘었다.
이 밋(Mit) 에서는 좀 구리~한 냄새가 난다. 똥내나는 과일 두리안 보다는 냄새가 좀 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쫄깃거리고 달콤한 맛이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과일 중의 하나이다.
밋(Mit)의 껍질을 까는 것이 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힘들었다.
칼을 들고 밋(Mit)의 해체작업을 시작했는데, 과육을 꺼내는 게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었다.
우선 칼로 반을 자르고 가운데 심을 도려낸 후, 과육을 꺼냈다.
그런데 밋(Mit) 에는 송진같은 진액 성분이 잔뜩 있었다.
밋(Mit)을 자른 칼이며 손에 송진 같이 끈적끈적한 진액이 묻어서 칼질 하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찐덕~ 찐덕~ 거리는 진액....으으으...
손이 끈적거리니 기분이 별로 안좋다.
저 밋(Mit) 에서 과육을 발라내는데 무려 50분이나 걸렸다. ㅠ.ㅠ.
껍질을 다 까서 과육을 발라내니 껍질이 수북하게 나왔다.
신조어 하나 만들어질 것 같다. ㅋㅋ
"소잡아 먹은 자리는 흔적이 없어도, 밋(Mit) 잡아먹은? 자리는 흔적이 남는다."
과육을 다 발라낸 뒤 남은 밋(Mit) 껍질
칼에 끈적거리는 진액이 묻어서 잘 닦이지도 않는다.
손에도 끈적거리는 진액이 묻어서 비누로 여러 번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다.
장장 50분에 걸쳐서 발라낸 밋(Mit)
밋(Mit) 을 살 때 마다 비싸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껍질을 벗기는 일을 해보니 결코 비싼 게 아니었다.
그동안 비싸다고 궁시렁거리며 사 먹었었는데...
밋(Mit) 껍질을 까서 과육을 파는 아주머니들의 손은 늘 끈적거리는 진액이 묻어 있을 것 같았다.
참 내... 과일 껍질 벗기기가 이렇게 힘이 들어서야...
그래도 50분 간의 수고로움을 보상해 줄 만큼 맛은 아주 좋았다.
그런데 끈적거리는 내 손은 어쩌지?
'하노이 살 적에.. > 베트남 열대과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참외(Dua Le) (0) | 2012.05.24 |
---|---|
크기가 아주 작은 베트남의 복숭아, 자두... (0) | 2012.05.10 |
호박닮은 참외, 에구... 맛은 없구나. (0) | 2012.04.29 |
포도를 닮은 열대과일 - 봉봉(Qua bon bon) (0) | 2012.04.02 |
사과냐 대추냐? 아리송한 베트남 과일 (0) | 2012.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