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산책을 하고 있는데 4학년 여학생이 전화를 해서 보자고 해서, 산책길에 있는 성주사 앞에서 만났다.
4학년 여학생이 나를 보더니 백합꽃 한다발을 쓱~ 내밀면서,
"선생님께서 꽃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제가 오늘 아침에 달리기 하러 나갔다가,
꽃장수 아주머니한테서 샀어요. 요즘 백합이 아주 많이 나오거든요." 하고 말을 한다.
내가 올 여름에 한국으로 간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내게 신경을 많이 써 주는 것 같다.
어린 학생들 마음씀이 어른들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그동안 가끔 꽃을 사다가 꽂았지만, 요즘 몸과 마음이 좀 침체되어 있어서 그런지 꽃도 눈에 잘 들어오질 않았다.
"그래? 요즘 백합이 많이 나오는구나. 선생님은 잘 몰랐어." 하니까
학생 왈, " 이 백합은 요즘에 가장 많이 나와요. 꽃 이름이 베트남어로는 "백헙" 인데,
나팔 닮았다고 해서 나팔꽃(Hao loa ken) 이라고도 불러요." 하고 얘기를 한다.
학생이 사다 준 백합꽃
아직 피지 않았는데 내일이면 모두 활짝 펴서, 진한 향기를 뿜어 낼 것 같다.
꽃을 보면서 드는 생각...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나,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나...
누구는 정신(마음)이 육체(몸)를 지배한다고 하던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나빠지고, 마음이 아프면 몸도 병이 나고...
둘 다 건강해야 아름다운 꽃도 눈에 들어오는 법.
육체와 정신을 온전히 잘 보전하는 일..
아주 어렵고도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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