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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살 적에../하노이의 한국어

재미있는 하노이의 한국어(4)

by 쏘아이 2011. 12. 20.

 

하노이 거리를 걷다보면 가끔 한국어 간판을 달고 있는 가게를 만날 수 있다.

한국어가 쓰여있는 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은 현지 물가와 비교해 보면 대부분 가격이 좀 비싸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어가 쓰여있는 물건들은 대부분 고급품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물건을 무척 좋아한다.

선생들도 학생들도, 그리고 한국인 가정에서 일을 해주고 있는 가정부들까지도, 한국물건을 무척 선호한다.

반면에 중국 물건은 싸구려이고 물건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 학생들도 가끔 내게, "그건 중국물건이에요. 안좋아요." 하고 말하거나

"그거 중국산 과일이에요" 하고 말을 한다.

나는 그말을 들으면 묘한 기분이 들게 된다. ㅎㅎ

(이 기분을 글로 적을 수는 없지... 여기는 베트남이니까...)

 

어쨋든 거리를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한국어가 쓰여인 간판들.

대부분 잘못 쓰여진 말들이다.

 

한국산 이불을 파는 가게

"한" 이란 글자의 조합이 아주 묘하다. 그래도 비슷하게 참 잘 그렸다. ㅎㅎ 

 

 

지금은 가방을 팔고 있는 가게인데, 예전에는 음식점이었나 보다.

한국어로 쓰여진 예전 식당 간판을 그대로 달아놓고 있다.

"구이 한국어" 이게 뭔 말인가" ㅋㅋ

아마 한국식 고기구이를 팔던 식당이 아니었을까?

 

 

아래는 당구장 앞에 붙어있는 안내문

그래도 이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당구장은 "아침 9시보터 오후..." ㅋㅋ

 

 

베트남에 한국어가 많이 보급되고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늘 안타까운 점은 고급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한국학(특히 한국역사나 문화) 을 전공해서 전문학자로 성장해 주길 기대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년이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베트남의 한국학 발전을 위해 한국정부가 쏟아부은 돈이 무척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적 팽창은 질적 성장을 가져오기 마련인데,

그걸 기대하기 어려운 이곳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

나의 이런 생각이 기우(杞憂)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