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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살 적에../베트남 먹거리

베트남식 생선 조림을 맛보다.

by 쏘아이 2011. 10. 8.

 

베트남 선생님, 4학년 학생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후에, 식당 큰처에 있는 슈퍼마켓 Fivi 마트에 갔다.

나는 며칠 전에 마트에 다녀왔기 때문에 크게 살 것은 없었지만, 학생에게 쌀을 사주고 싶어서 간 것이었다.

베트남 대학생들은 대부분 어렵게 생활을 한다.

하노이가 집인 학생들은 그나마 낫지만, 집이 지방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 살거나 자취를 하면서 생활을 한다.

 

베트남 대학교 기숙사는 8-10인이 방 1개를 사용하고 있다.

방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으며, 화장실 1개, 그리고 옷장과 2층 침대 4-5개가 있을 뿐이다.

에어컨은 물론 없으며, 방 천정에 달린 선풍기 1-2대로 더운 여름을 나고 있다. 

그나마 운이 좋아야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2-3명의 친구들과 대부분 자취를 하게 된다.

 

오늘 나와 점심식사를 같이 한 학생은 친구 2명과 같이 3명이서 방 1개를 빌려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쌀이 떨어져서 밥을 못먹고 라면을 먹었다고 한다.

벳남 라면은 크기가 아주 작아서 끼니는 안되고 간식 정도밖에 되질 않는다.

아니, 쌀이 흔한 베트남에서 쌀이 없어서 밥을 굶다니... 

학생 말이 며칠 전 옆집에서 쌀을 조금 꿔서 밥을 해 먹은게 전부라고 한다. 

돈이 떨어지면 고향의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송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형편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5kg짜리 쌀을 사 주고 싶었으나 너무 무거워서 학생이 들고 갈 수가 없어서

2kg짜리로 한 개 사주고 한국라면 3개와 반찬 몇가지를 사줬다.

 

냉동식품 코너에서 학생이 베트남식 생선조림을 골랐다.

"이게 뭐니? 이거 살래? 맛있어? 선생님은 한번도 안먹어 봤는데..." 했더니

"네, 아주 맛있어요. 이거 그냥 불에 올려놓고 따뜻하게 해서 먹으면 돼요. 아주 편해요." 한다.

 

베트남식 생선조림을 냉동한 것이었다.

가격은 36,200동(2,000원 정도). 

 

맛이 궁금해서 나도 한번 맛을 볼까해서 1개를 샀다.

 

 

귀여운 질그릇에 담겨있는 생선 조림(ca thu kho tieu)

 

 

 

포장을 뜯어 보니 고추를 넣은 생선 조림이 담겨 있다.

 

 

 

 

 

 

그릇째 불에 놓고 데워 먹으면 되니까 아주 간편하다.

혹시 비린내가 날지 몰라서 마늘과 생강가루를 조금 넣고 부글부글 끓였다.

 

 

  

 

 

한 5분 정도 끓여서 밥과 같이 먹어 보니 

비린내가 약간은 나지만 맛은 괜찮았다. 

생선 통조림처럼 생선뼈가 흐물거려서 뼈까지 먹을 수 있었다.

 

 

 

 

 

영어로 된 설명서를 읽어보니

재료가 Mackerel(고등어) fish, chili, Mixed spices.. 등 이라고 써 있다.

흠... 가끔 생선 조림이 먹고 싶을 때 사먹어도 괜찮겠는 걸...

그릇도 귀여우니 버리지 말고, 뭐 담아두는 용도로 쓰면 되겠네..

 

음식에 모험을 하지 않는 내가 베트남 생선조림까지 사 먹어 보다니..

슬슬 현지화 되어가고 있는 것 같구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