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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살 적에../하노이 일상

장미꽃꽂이 놀이하며 혼자 놀기

by 쏘아이 2011. 12. 13.

 

오늘 아침에 오랜만에 로컬시장에 갔다.

시장 초입에 꽃장수 아주머니와 할머니가 계신데, 나를 보고는 또 반기신다.

나름 단골 손님이 된 것이다. ㅎㅎ

 

장미꽃을 내밀며 사라고 하길래, 다른 물건 사가지고 나오는 길에 사겠다고 하고 시장안으로 들어섰다.

베트남 로컬시장도 사진을 찍어서 올려보고 싶지만,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 사진을 대놓고 찍기 좀 그래서, 로컬시장 풍경을 올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계란, 파, 부추, 귤을 사가지고 나오니, 젊은 꽃장수 아주머니가 장미꽃을 내미신다.

1다발에 2만동이라고 하면서 3송이를 덤으로 넣어주셨다.

 

그런데 어느새 내 옆에 다른 꽃장수 할머니가 분홍색 장미 1다발을 들고 와 계신게 아닌가.

내게 분홍 장미꽃은 1다발에 1만동이니 사라고 종용 하신다.

이 할머니의 좌판은 젊은 꽃장수 아주머니 좌판과는 거리가 좀 있는데,

내 모습을 보고서 나를 찾아 오신 것이다. ㅎㅎ

 

할머니의 장미꽃은 늘 별로 좋지 않다.

가시가 너무 많고 줄기가 곧게 자라지 않은게 많아서,  꽃을 꽂으면 별로 예쁜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나에게 자꾸 사라고 종용하시며 나를 당신의 좌판으로 데려 가신다.

에휴... 또 할 수 없이 사드려야 겠구나...

 

그래서 2만동을 주고, 분홍색 장미 2다발을 샀다.

빨간색 장미 1다발 23송이, 분홍색 장미 2다발 40송이,

이렇게 도합 63송이의 장미를 4만동(2,200원 정도)에 산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꽃도매 시장에서는 장미 100송이에 단돈 1,000원이면 살 수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장미꽃 63송이에 2천원 남짓이면 얼마나 싼 것인가.

 

 4만동에 사온 장미꽃 63송이

 

 

빨간색 장미꽃은 줄기도 곧고 아주 싱싱해서, 큰 아크릴 꽃병에 꽂았다.

1다발만 사서 꽃이 풍성해 보이지는 않는다.

 

 

꼬마 화병에도 빨간색 장미 1송이를 꽂아서 침대 옆 협탁에 놓아 주고

 

 

분홍색 장미는 싱싱하지도 않고, 상태가 썩 좋지도 않다.

줄기가 곧지 않고 비뚜러지게 자란 것이 많고, 가시가 너무 많아서 손질하기가 무척 나쁘다.

 

화병이 없어서 분홍색 장미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유리컵에 꽂아보기로 하였다.

지난 번 호떠이(서호) 카페에 갔는데 카페 바닥에 흰돌을 많이 깔아 놓았길래

꽃꽂이할 때 쓰려고 몇 개를 주워 왔다. 

 

유리컵에 돌을 넣어 지지대를 삼고, 장미를 잘라서 꽂기 시작했다.

가시가 너무 많아서 찔리기도 하고...  예쁘게 잘 꽂아지지도 않는다.

 

30분 만에 겨우 꽂은 분홍색 장미꽃

 

 

 

줄기가 시원찮은 빨간색 장미를 중앙에 1개 꽂으니 분홍색만 꽂을 때 보다 조금 나아 보이는 것 같다.

 

위에서 사진을 찍으니 부케같아 보인다.

흠... 예쁘구나...

 

 

꽃꽂이 하는게 생각 보다 쉽지 않았다.

플로리스트가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하긴 세상에서 쉬운 일이 뭐가 있을까 마는...